추미애 직접 사과했는데…민주당 지도부까지 가세한 ‘재정 빨대’ 논란,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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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7 16:00:19
시사타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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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 잇단 사과…논란 오히려 확산.
추미애, 순직 소방관 조문 후 발언 직접 사과.
국가직 소방관 지방재정 부담…국비 확대 과제.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17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의 비판과 야당의 공세를 넘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잇단 공개 사과로 확대됐다. 추 지사가 17일 직접 사과하면서 발언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정작 발언의 배경이었던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재정 부담 구조는 정치적 공방에 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은 대변인과 원내대변인에 이어 김민석 대표까지 공개 사과에 나섰고, 김 대표는 추 지사에게 별도의 사과까지 요구했다. 당 지도부가 논란을 조기에 수습하려는 취지였을 수 있지만, 반복적인 공개 대응이 오히려 추 지사의 발언을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한 측면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였다.

당시 추 지사는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소방 예산 부담을 언급하며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 소방 관련 인건비가 약 1조1,000억원, 사업비가 약 5,000억원에 이르고 전체 소방 관련 지출이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발언이 나온 맥락은 소방공무원들의 업무 수행이나 헌신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정부가 인건비와 운영비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재정 구조에 관한 것이었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인건비와 소방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인건비의 90% 이상이 지방재정에서 지출되는 구조다. 국가직 전환의 취지에 걸맞게 중앙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재정 책임을 확대해야 하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할 정책 과제다.

그러나 '재정 빨대'라는 표현은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등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관들을 재정 부담 요인으로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추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노조는 지방재정 의존이 문제라면 중앙정부에 국비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 도지사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판은 표현의 적절성에 관한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존중돼야 한다. 실제 추 지사도 자신의 표현이 소방관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정치권의 대응은 발언의 취지를 둘러싼 논쟁을 넘어 추 지사 개인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 요구로 집중됐다.

민주당은 16일 이용우 대변인 명의의 서면 브리핑에서 해당 표현으로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17일에는 이주희 원내대변인이 다시 사과 입장을 밝혔고, 김민석 대표도 당을 대표해 직접 사과했다.

김 대표는 언론 공지를 통해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면서 추 지사에게도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 소속 공직자들에게 유사한 발언이 재발하지 않도록 숙의를 거쳐 조치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 같은 대응은 당 차원에서 논란을 진정시키려는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대변인과 원내대변인, 당대표가 잇따라 공개적으로 사과하면서 해당 발언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더욱 커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국정감사에서 설명한 재정 문제에 대해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한 만큼, 당내에서 발언의 취지를 충분히 확인하고 정책적 쟁점까지 함께 설명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민주당 지도부의 사과가 곧바로 논란 확대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소방노조의 반발과 국민의힘의 공세가 먼저 있었고, 이후 부천 공장 화재로 소방관이 순직하면서 관련 논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다.

다만 반복된 공개 사과가 논란을 실제로 진정시켰는지, 아니면 발언 자체에 대한 비판을 더욱 부각하는 결과를 낳았는지는 정치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16일 경기 부천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김진석 소방위가 17일 새벽 순직했다.

김 소방위는 화재 진압 과정에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함께 출동한 소방관들도 부상을 입었다.

추 지사는 화재 발생 당일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현장을 방문해 진화에 참여한 소방관들을 위로했으며, 17일에는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조문 이후에는 자신의 국정감사 발언에 대해서도 직접 사과했다.

추 지사는 “의도와 다르게 전달이 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소방관을 폄훼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재정 부담 문제를 설명하다 나온 표현의 실수였음을 인정했다.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도 해당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소방관들의 헌신에 걸맞은 예우와 처우 개선,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로써 민주당 지도부와 소방공무원 노동조합 등이 요구해 온 직접 사과에 대해 추 지사는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제 남은 문제는 사과 이후 정치권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있다.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인건비와 사업비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어떻게 분담해야 하는지, 재정 여건이 다른 지자체 사이에 소방서비스의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어떤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더욱이 소방관의 순직이라는 비극을 계기로 현장 안전과 인력·장비 확충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된 만큼, 정치권의 논의는 실질적인 재정 지원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민주당도 17일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향후 예산안 심사에서 소방 인력과 장비 확충,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에 필요한 예산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거듭된 사과가 정책적 책임으로 이어지는지는 이러한 예산 확보와 제도 개선 과정에서 확인될 수 있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점은 부천 화재로 인한 김 소방위의 순직과 추 지사의 국감 발언 사이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국감 발언은 지난 13일 나왔고, 화재 사고는 사흘 뒤인 16일 발생했다. 순직 소식을 계기로 발언 논란이 더욱 주목받을 수는 있지만, 두 사건을 원인과 결과처럼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고인의 희생은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현장 안전대책 마련을 통해 기려야 한다.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논쟁이 그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

이번 논란은 소방공무원에 대한 존중과 국가의 재정적 책임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함께 남겼다.

추 지사는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직접 사과했고, 민주당 지도부 역시 여러 차례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제 정치권이 답해야 할 것은 추가적인 공개 비판이나 사과 요구가 아니라 국가직 소방공무원에 걸맞은 예산과 안전한 근무환경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표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 정책의 본질을 해결하는 일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추미애 지사의 발언을 둘러싼 논쟁이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이라는 본래의 과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 민주당 지도부의 후속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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