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흥행, 1000원 문화정책이 만들었다...침체된 극장가 되살린 마중물 [김헌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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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1 12:00:18
김헌식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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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할인권·청년 문화예술패스,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콘텐츠·정책 결합 효과...IP 확장·상권 소비까지 ‘연쇄 반응’
▲ 1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감사 무대인사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3.17 (사진=연합뉴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4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며 극장가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흥행을 넘어 콘텐츠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까지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현상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누적 관객 1395만 명을 넘기며 역대 흥행 순위 상위권 진입을 앞두고 있다. 매출 점유율 역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박스오피스를 장악한 상태다.

이 같은 흥행은 영화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연 배우 박지훈을 중심으로 이른바 ‘디깅(Digging)’ 현상이 나타나며 과거 출연작과 관련 콘텐츠 소비가 연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은 공개 4년 만에 다시 톱10에 진입했고, 티빙의 ‘연애혁명’은 시청자 수가 12배 증가했다. 단종을 소재로 한 웹툰과 웹소설 역시 조회수가 최대 4배까지 늘어나며 IP 시장 전반에 낙수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콘텐츠 경쟁력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렵다. 시장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관객이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다.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정책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작은 계기라도 만들어 수요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극장가에서 나타난 변화는 이러한 정책의 역할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25년 여름 흥행작 ‘좀비딸’이다.

 

2025년 여름, 563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좀비딸’의 흥행은 단순한 콘텐츠의 힘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같은 시기 정부가 배포한 영화 관람료 할인권은 관객을 극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관람료를 1000원 수준까지 낮춘 정책은 소비를 단번에 자극했다. 개봉 첫날 43만 명, 하루 최대 86만 명이라는 기록은 가격이 수요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 '왕사남' 인기 뜨겁네…관광객 몰린 영월 청령포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영화 산업에만 머물지 않았다. 극장을 찾은 관객은 인근 상권으로 확장되며 소비를 확산시켰고, 이는 문화정책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2026년 흥행작 ‘왕과 사는 남자’ 역시 이러한 흐름 위에서 등장했다. 특히 ‘청년 문화예술패스’는 경제적 부담으로 문화 소비에 제약을 받던 청년층의 극장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접근성과 가격 부담을 동시에 낮춘 정책은 소비를 유도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극장가 전반의 회복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흥행은 콘텐츠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볼 만한 작품’과 ‘볼 수 있는 환경’이 동시에 갖춰질 때 비로소 시장은 살아난다.

이 점에서 정책은 시장을 왜곡하는 요소가 아니라, 정체된 시장을 움직이게 하는 촉매에 가깝다.

앞으로의 문화정책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소비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문화가 있는 날’과 같은 정책 확대 역시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정책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의 질 역시 전제 조건이다. 그러나 수요를 일으키는 출발점은 정책이 될 수 있다.

극장에 사람이 모일 때 문화도, 산업도 함께 살아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사람들이 다시 극장을 찾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왕과 사는 남자’는 그 출발점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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