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을 너무 늦게 봤습니다
| 이 름 | 오경숙 | 작 성 일 | 2026-10-01 17:3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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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스케줄 때문에 이제야 〈암살자들〉을 봤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특히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애쓰던 유해진이 국가가 무언가를 덮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밖으로 나오는 장면이 오래 남았습니다.그때 갑자기 국기에 대한 경례가 시작되고, 움직이던 사람들이 모두 국기를 향해 경례합니다. 그런데 유해진은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습니다.그 장면에서 저는 알았습니다.
‘아, 이 사람은 결국 돌아서겠구나.’
진실을 밝혀내려던 사람이 국가가 무언가를 덮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국기에 경례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 눈빛에서 결국 돌아설 것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장면이 지금 우리의 현실과 겹쳐 보였습니다.
우리는 믿었습니다. 따랐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결과가 무엇입니까?국민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고, 지지자들마저 갈라놓고, 서로를 적으로 돌리는 지금의 현실을 보면서 저는 영화 속 그 장면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언론은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는가.
권력을 감시해야 할 스피커들은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부 대형 진보 스피커들이 맹목적인 지지와 침묵으로 잘못된 것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책임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따라가는 사이, 정작 우리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당 대표 선거 때부터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해줬다면 어땠을까요. 그때부터 제대로 된 비판과 견제가 있었다면 민주당이 특정 개인의 사당처럼 비치는 지금의 모습도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김어준의 역할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명픽이라 불리던 김민석을 실시간 방송에 불러 장시간 이야기할 기회를 주고 그의 입지를 키워준 것부터, 검찰개혁과 여러 중요한 사안마다 제대로 된 비판과 견제가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우정’을 이야기하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정은 아무하고나 성립하는 것이 아니며, 사람 사이에도 최소한의 가치와 원칙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저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맹목적인 추종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라도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주의가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이렇게까지 온 데에는 정치인들뿐 아니라, 제대로 비판하고 견제하지 못했던 진보 진영의 대형 스피커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뜨거운 눈물이 났습니다.
50년 전 영화 속 한 장면이 왜 지금의 현실처럼 느껴졌는지, 우리 모두 한 번쯤 깊이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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